GAON—LAB
현황

수출이 84% 늘었는데 20대 품목 중 9개는 줄었다

한 품목 의존이 지표의 의미를 바꾸는 방식

읽는 시간 약 18분
반도체와 여러 수출 품목이 놓인 항만

한 품목이 수출의 49.9%를 차지하면 그 지표는 '경제 전반'이 아니라 '그 품목의 가격'을 가리킵니다. 반도체 금액 증가의 약 87%는 물량이 아니라 가격입니다.

Executive Summary

① 2026년 9월 수출은 1,209.4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3.5% 늘었다. 사상 첫 1,200억 달러 돌파다. 그런데 같은 달 20대 주력 수출품목 중 증가한 것은 11개이고, 9개는 감소했다. 전체 지표와 품목별 현실이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② 증가분을 분해하면 거의 전부가 두 품목이다. 9월 수출 증가액 550.4억 달러 중 반도체가 436.8억 달러(79.4%), 컴퓨터가 56.9억 달러(10.3%)다. 두 품목을 합치면 89.7%.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증가분 30.2억 달러를 더하면 95.2%가 설명된다. 나머지 17개 품목이 합쳐서 기여한 몫은 4.8%다.

③ 반도체 증가액의 대부분은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다. 한국은행은 8월 경제전망에서 2026년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을 '10%대 후반'으로 전제했다. 금액은 262.8% 늘었다. 이 전제를 적용하면 금액 증가의 약 87%가 가격, 약 13%가 물량 기여로 분해된다. 메모리 고정가격(DDR5 16Gb)은 2026년 5월 37.5달러에서 9월 48.0달러로 넉 달 만에 28% 올랐다.

④ 가격이 금액을 끌어올리는 현상은 석유제품에서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9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72.0% 늘었지만 수출물량은 6.9% 줄었다. 석유화학은 수출액 +5.1%에 물량은 19.1% 감소였다. 수출액 증가를 '더 많이 팔았다'로 읽으면 사실과 반대가 되는 경우가 있다.

⑤ 다만 '반도체 빼면 수출이 죽었다'는 서술도 정확하지 않다. 반도체를 제외한 9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3.1% 증가했다. 이 글이 가리키는 문제는 수출의 부진이 아니라 지표의 대표성이다. 한 품목이 전체의 49.9%를 차지하면, 그 지표는 더 이상 '경제 전반'을 말해주지 않는다.

1. 개요

2026년 9월 수출 실적은 모든 항목에서 기록을 바꿨다. 산업통상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수출은 1,209.4억 달러(+83.5%), 수입 710.9억 달러(+26.0%), 무역수지 498.5억 달러 흑자다. 1~9월 누적 수출 8,145억 달러는 역대 최대였던 2025년 연간 실적 7,093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고, 누적 무역수지 2,524.8억 달러는 종전 역대 최대인 2017년 연간 952억 달러의 2.7배다.[1]

이런 숫자 앞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문장이 "수출이 좋다"이고, 그다음에 따라오는 문장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다.

첫 문장은 사실이다. 두 번째 문장은 확인이 필요한 추론이다. 이 글은 그 추론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를 공표 통계만으로 따져본다.

핵심은 집중도다. 전체 지표가 한 품목에 묶여 있으면, 그 지표의 등락은 '경제 전반'보다 '그 품목의 가격'을 가리킨다. 2절에서 집중도의 현재 수준을 측정하고, 3절에서 증가분을 품목별로 분해하고 가격과 물량을 나눠본다.

2. 동향

2-1. 반도체 비중 49.9% — 1년 만에 25.2%에서 두 배가 되었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603.0억 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첫 600억 달러 돌파다(전년동월 166.2억 달러, +262.8%).[1]

  • 구분: 총수출

    2025년 9월
    659.0억 달러
    2026년 9월
    1,209.4억 달러
    증감
    +83.5%
  • 구분: 반도체

    2025년 9월
    166.2억 달러
    2026년 9월
    603.0억 달러
    증감
    +262.8%
  • 구분: 반도체 비중

    2025년 9월
    25.2%
    2026년 9월
    49.9%
    증감
    +24.7%p
  • 구분: 반도체 외

    2025년 9월
    492.8억 달러
    2026년 9월
    606.4억 달러
    증감
    +23.1%

자료: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2026.10.1). 비중과 '반도체 외' 수치는 공표된 수출액을 GAON-LAB이 계산했다. 보도자료는 "반도체 수출은 263%, 반도체 외 품목 수출은 23% 증가했다"고 기술해 계산 결과와 일치한다. 통관기준 잠정치이며, 2027년 2월 연간통계 확정 시까지 정정될 수 있다.

한 품목이 수출의 절반에 거의 닿았다. 1년 전에는 4분의 1이었다.

2-2. 20대 주력 품목 중 9개가 감소

같은 달의 품목별 실적은 전체 지표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산업통상부는 "9월에는 20대 주력 수출품목 중 11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고 적었다.[1] 11개가 증가했다는 말은 9개가 감소했다는 말이다.

증가한 11개 품목

품목수출액(억 달러)증감률
반도체603.0+262.8%
컴퓨터70.0+435.3%
석유제품72.2+72.0%
선박37.6+29.9%
비철금속17.4+34%
화장품15.1+31.4%
무선통신기기21.4+23.4%
전기기기18.3+23%
이차전지7.2+14.0%
석유화학39.5+5.1%
철강22.4+3.3%

자료: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 일부 품목은 보도자료 본문 요약표의 정수 표기를 그대로 썼다.

감소한 9개 품목

품목수출액(억 달러)증감률
가전6△13%
디스플레이15.8△9.5%
바이오헬스15.5△8.6%
섬유9△7%
자동차부품17.7△7.2%
자동차60.5△5.5%
생활용품7△5%
농수산식품11.1△4.7%
일반기계40.7△3.2%

자료: 위와 같다.

감소 품목에는 설명이 붙는다. 자동차(△5.5%)는 추석연휴 시점이 2025년 10월에서 2026년 9월로 이동한 기저효과가 있어 일평균 기준으로는 5.5% 증가했다. 일반기계(△3.2%)와 농수산식품(△4.7%)도 조업일수 감소가 작용했다.[1] 따라서 "9개 품목이 부진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조업일수 효과를 감안해도 남는 사실이 있다. 총수출이 83.5% 증가한 달에, 20대 주력 품목의 절반 가까이가 전년 수준을 넘지 못했다. 전체 지표와 품목별 분포가 이만큼 벌어지는 것은 그 자체로 정보다.

2-3. 지역별로도 갈렸다

지역 분포도 같은 모양이다.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6개가 증가, 3개가 감소다.[1]

  • 지역: 중국

    수출액(억 달러)
    260.1
    증감률
    +122.7%
    역대 순위
    1위
  • 지역: 미국

    수출액(억 달러)
    243.3
    증감률
    +137.0%
    역대 순위
    1위
  • 지역: 아세안

    수출액(억 달러)
    212.9
    증감률
    +92.6%
    역대 순위
    1위
  • 지역: EU(27)

    수출액(억 달러)
    86.5
    증감률
    +20.9%
    역대 순위
    1위
  • 지역: 일본

    수출액(억 달러)
    32.1
    증감률
    +25.3%
    역대 순위
    2위
  • 지역: 인도

    수출액(억 달러)
    25.8
    증감률
    +49.7%
    역대 순위
    1위
  • 지역: 중남미

    수출액(억 달러)
    29.1
    증감률
    △3.5%
    역대 순위
    —
  • 지역: 중동

    수출액(억 달러)
    16.0
    증감률
    △14.1%
    역대 순위
    —
  • 지역: CIS

    수출액(억 달러)
    9.4
    증감률
    △38.2%
    역대 순위
    —
  • 지역: 전체

    수출액(억 달러)
    1,209.4
    증감률
    +83.5%
    역대 순위
    1위

자료: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

중국·미국·아세안 세 지역이 716.3억 달러로 전체의 59.2%다. 증가율 100%를 넘긴 두 지역(중국 +122.7%, 미국 +137.0%)은 반도체 수출의 주요 목적지다. 반면 중동(△14.1%)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의 직접 영향권이고, CIS(△38.2%)는 감소 폭이 가장 크다.

3. 분석

3-1. 증가분의 89.7%가 두 품목이다

"수출이 얼마나 늘었나"보다 "무엇이 늘렸나"가 지표의 성격을 결정한다. 9월 수출 증가액 550.4억 달러(1,209.4 − 659.0)를 품목별로 분해하면 이렇다.

  • 품목: 반도체

    2025년 9월
    166.2
    2026년 9월
    603.0
    증가액
    +436.8
    증가분 기여도
    79.4%
  • 품목: 컴퓨터

    2025년 9월
    13.1
    2026년 9월
    70.0
    증가액
    +56.9
    증가분 기여도
    10.3%
  • 품목: 석유제품

    2025년 9월
    42.0
    2026년 9월
    72.2
    증가액
    +30.2
    증가분 기여도
    5.5%
  • 품목: 선박

    2025년 9월
    28.9
    2026년 9월
    37.6
    증가액
    +8.7
    증가분 기여도
    1.6%
  • 품목: 화장품

    2025년 9월
    11.5
    2026년 9월
    15.1
    증가액
    +3.6
    증가분 기여도
    0.7%
  • 품목: 석유화학

    2025년 9월
    37.6
    2026년 9월
    39.5
    증가액
    +1.9
    증가분 기여도
    0.3%
  • 품목: 기타 14개 품목 외

    2025년 9월
    —
    2026년 9월
    —
    증가액
    +12.3
    증가분 기여도
    2.2%
  • 품목: 총수출

    2025년 9월
    659.0
    2026년 9월
    1,209.4
    증가액
    +550.4
    증가분 기여도
    100.0%

자료: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 반도체·자동차·석유제품·석유화학·바이오헬스·화장품의 전년동월 실적은 보도자료 본문에 명시된 값이다. 컴퓨터의 전년동월 실적(13.1억 달러)은 보도자료에 직접 기재되지 않아, 공표된 2026년 9월 실적(70.0억 달러)과 증감률(+435.3%)로 GAON-LAB이 역산했다 — 반올림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선박 전년동월 실적도 동일한 방법으로 역산했다. '기타'는 총수출 증가액에서 위 6개 품목 증가액을 뺀 잔차이며, 20대 품목 외 수출을 포함한다.

반도체 79.4% + 컴퓨터 10.3% = 89.7%. 그리고 컴퓨터 수출 증가의 원인도 반도체와 같은 뿌리다. 산업통상부는 컴퓨터 수출(+435.3%)이 "에이전틱 AI 확산 및 AI 인프라 수요 증가가 지속되면서" 늘었다고 적었다.[1]

여기에 석유제품 증가분(5.5%)을 더하면 95.2%다. 그런데 석유제품은 뒤에서 보듯 물량이 줄고 가격만 오른 품목이다.

즉 9월 수출 증가의 약 90%는 AI 관련 두 품목, 추가 5%는 유가 상승이다. 나머지 17개 품목이 합쳐서 기여한 몫은 4.8%다.

3-2. 가격과 물량을 나눠보면

수출액은 가격 × 물량이다. 둘 중 어느 쪽이 늘었는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물량이 늘었다면 생산과 고용이 따라오고, 가격만 늘었다면 수출액은 올라도 공장은 그만큼 바쁘지 않다.

산업통상부 보도자료는 이 분해를 일부 품목에 대해 직접 제공한다.[1]

  • 품목: 석유제품

    수출액 증감
    +72.0%
    수출물량 증감
    △6.9%
    단가
    톤당 1,267달러(+84.7%)
  • 품목: 석유화학

    수출액 증감
    +5.1%
    수출물량 증감
    △19.1%
    단가
    톤당 1,416달러(+30.0%)

자료: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 두바이유 113.7달러/배럴(+62.4%).

석유제품은 7% 적게 팔고 72% 더 벌었다. 석유화학은 19% 적게 팔고 5% 더 벌었다. 수출액만 보면 호조이고, 물량으로 보면 감소다. 수출 통계를 '경기'로 읽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 여기다.

반도체는 어떤가. 보도자료는 "수출물량 확대와 고정가격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늘었다고만 적고 물량 증가율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가지 공표 자료로 범위를 좁힐 수 있다.

(가) 한국은행의 전제. 2026년 8월 경제전망은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은 금년중 10%대 후반에서 내년중 10%대 초중반 수준으로 전제"했다(2024년 실적 9%, 2025년 실적 16%).[2]

(나) 메모리 고정가격. 산업통상부가 공표한 추이는 다음과 같다.[1]

  • 메모리 고정가격(달러): DDR5 16Gb

    5월
    37.5
    6월
    40.0
    7월
    45.0
    8월
    46.5
    9월
    48.0
    5→9월
    +28.0%
  • 메모리 고정가격(달러): NAND 128Gb

    5월
    26.5
    6월
    28.8
    7월
    30.1
    8월
    30.5
    9월
    30.6
    5→9월
    +15.5%

넉 달 만에 DDR5가 28% 올랐다.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이 자료에 없어 미확인이지만, 금액 증가율(+262.8%)과 한국은행의 물량 전제(10%대 후반)를 결합하면 대략적인 분해가 가능하다.

금액 증가 배수 3.628배(=1+2.628)에 물량 배수 1.18배(물량 증가율 18% 가정)를 적용하면 가격 배수는 3.628 ÷ 1.18 ≈ 3.075배(+207.5%)다. 로그 기준으로 기여도를 나누면 가격 약 87%, 물량 약 13%다.

이 분해의 성격을 분명히 해둔다. 물량 증가율 18%는 한국은행의 전망 전제이며, 9월 반도체 수출물량의 실적치가 아니다. 월별 반도체 수출물량 공표치를 이번 조사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따라서 위 87%/13%는 전제를 적용한 추정이며 공표된 계산이 아니다. 물량 증가율을 10%로 가정하면 가격 기여는 약 92%, 30%로 가정하면 약 80%가 된다 — 어느 가정을 쓰더라도 가격이 압도적이라는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한국은행 수출물가지수도 같은 방향이다. 8월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원화 기준)는 전년동월대비 +113.2%였고, 같은 달 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5.9%였다(가중치 290.2).[3]

3-3. 그래도 '반도체 빼면 수출이 죽었다'는 서술은 틀렸다

여기서 과장을 피해야 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9월 수출은 492.8억 달러에서 606.4억 달러로 23.1% 증가했다. 이는 평시 기준으로도 강한 증가율이다.

그리고 2026년은 무역 전반이 확장된 해다. 1~9월 누적으로 수출 8,145억 달러(+56.8%), 수입 5,621억 달러(+19.7%)다.[1] 수입에서도 반도체장비 34.4억 달러(+50.8%), 컴퓨터 21.1억 달러(+50.0%) 등 설비 관련 수입이 크게 늘었다 — 설비 투자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므로 이 글의 논점은 수출이 부진하다가 아니다. 논점은 지표의 대표성이다.

3-4. 집중도가 지표의 의미를 바꾸는 세 가지 방식

한 품목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면 지표의 성질 자체가 달라진다.

첫째, 변동성이 전가된다. 비중 49.9%인 품목의 가격이 10% 움직이면 총수출은 약 5% 움직인다. 반도체 가격은 메모리 사이클을 타므로, 총수출 지표가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한국은행이 2024년 9%, 2025년 16%, 2026년 '10%대 후반'으로 물량 증가율을 전제한 것과, 금액이 262.8% 늘어난 것 사이의 간극이 바로 이 가격 변동성의 크기다.

둘째, 평균과 중간값이 벌어진다. 83.5%는 전체(가중평균)의 증가율이다. 그런데 2-2절 표의 20개 품목 증감률을 크기순으로 늘어놓고 중간에 오는 값을 보면 약 +4%다(10위 +5.1%, 11위 +3.3%의 평균). 총수출 증가율 83.5%와 품목 중간값 약 4%의 차이가 20배가 넘는다. 평균(가중)과 중간값의 괴리가 커질수록, 평균값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어떤 상황인가"를 추론하기 어려워진다.

셋째, 전망의 불확실성이 한 변수에 집중된다. 한국은행은 8월 경제전망에서 2026년 성장률 3.3%의 근거를 "반도체 경기 호황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 확산"으로 설명했고, 전망의 리스크로 "반도체 경기, 중동상황 관련 불확실성"을 들었다.[2] 즉 거시 전망의 핵심 전제가 한 품목의 가격에 걸려 있다. 3편에서 다루는 전망 수정 폭의 크기가 여기서 비롯된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항목을 밝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반도체 수출의 변동성과 비반도체 부문으로의 파급(이른바 '낙수효과') 상관계수를 분석한 자료, 한국무역협회의 수출 품목 집중도 지수(HHI) 수치가 2차 출처로 인용되는 것을 확인했으나, 보고서 원문을 확보하지 못해 이 글에서는 인용하지 않았다. 품목 집중도의 국제 비교와 파급효과의 정량적 변화는 후속 과제로 남긴다.

4. 시사점

첫째, 총수출 증가율은 2026년 현재 경기 지표로서 대표성이 약해졌다. 83.5%라는 숫자를 "수출 기업 전반이 좋다"로 번역하면 20대 품목 중 9개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산업통상부 보도자료는 품목별·지역별 수치를 모두 공표하므로, 전체 증가율보다 '증가 품목 수 / 감소 품목 수'와 '자기 품목의 증감률'을 먼저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둘째, 수출액 증가를 물량 증가로 읽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9월 석유제품은 금액 +72.0%에 물량 △6.9%였다. 금액만 보면 호조이고 공장 가동으로 보면 감소다. 산업통상부 자료는 주요 품목의 수출물량과 단가를 함께 제공한다. 매출이 늘었는데 생산 현장이 바쁘지 않다면, 가격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비중 49.9%는 되돌아올 수 있는 숫자다. 1년 전 25.2%였던 비중이 1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은 반도체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이 반대로 가면 비중도 되돌아오고, 그때 총수출 지표는 '반도체 가격 하락'을 '수출 부진'으로 번역해 보여줄 것이다. 그 시점에 경기가 실제로 나빠진 것인지 가격이 내려간 것인지 구분하려면, 지금 미리 물량과 가격을 나눠 보는 습관을 들여두어야 한다.

넷째, 관세 일정은 확인해 둘 가치가 있다. 한국은행이 전망 전제로 명시한 미국의 대한국 관세는 현 수준이 강제노동 12.5%, 자동차 15%, 철강·알루미늄·구리 50%이고, 의약품 15%는 2026년 9월 29일 부과 예정, 반도체 15%는 2027년 1분기부터 부과되는 것으로 전제되어 있다.[2] 비중 49.9%인 품목에 관세가 붙는 일정이 전제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2027년 지표의 성격이 2026년과 다를 수 있음을 뜻한다. 다만 이는 전망 전제이며 확정된 정책이 아니다.

다섯째, 호황 지표와 개별 사업장의 체감이 다른 것은 착시가 아니다. 증가분의 95%가 세 품목에 몰려 있고 20대 품목 중 9개가 전년 수준을 밑돈 달에, "수출이 사상 최대"라는 머리기사와 자기 사업의 매출이 어긋나는 것은 통계적으로 당연하다. 자기 상황을 전체 지표와 비교해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별첨: 자료와 방법

① 출처

  • 번호: [1]

    자료
    산업통상부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
    발표
    2026.10.1 11:00
    신뢰도
    1차 — 보도자료 전문(36p) 확보. 관세청 통관자료 기초, 9월 30일까지 통관기준 잠정치
  • 번호: [2]

    자료
    한국은행 「경제전망」(2026년 8월, 공보 2026-08-23호)
    발표
    2026.8.27
    신뢰도
    1차 — 반도체 수출물량 전제, 성장률 전망, 관세 전제
  • 번호: [3]

    자료
    한국은행 「2026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공보 2026-09-06호)
    발표
    2026.9.15
    신뢰도
    1차 — 수출물가지수, 수출물량지수

② GAON-LAB이 계산한 값과 공표치의 구분

공표치 그대로 쓴 값: 모든 수출액·증감률·물량 증감률·단가·메모리 고정가격·지역별 실적, "20대 품목 중 11개 증가", "반도체 외 +23%".

GAON-LAB이 계산한 값:

  1. 반도체 비중 25.2%, 49.9% — 공표 수출액의 단순 나눗셈.
  2. 품목별 증가분 기여도(3-1절 표) — 공표된 2026년 9월 실적과 전년동월 실적의 차를 총수출 증가액 550.4억 달러로 나눈 값.
  3. 컴퓨터·선박의 전년동월 실적 — 보도자료에 명시되지 않아 2026년 실적과 증감률로 역산. 컴퓨터 70.0 ÷ 5.353 = 13.078억 달러, 선박 37.6 ÷ 1.299 = 28.94억 달러. 증감률이 소수 첫째 자리까지만 공표되므로 ±0.1억 달러 수준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4. 가격/물량 기여 분해 87%/13% — 한국은행의 물량 전제 18%를 적용한 추정. 계산: ln(3.628) = 1.2886, ln(1.18) = 0.1655 → 물량 기여 12.8%, 가격 기여 87.2%. 공표된 계산이 아니다.
  5. '기타' 잔차 +12.3억 달러 — 총수출 증가액에서 명시 6개 품목 증가액 합계(538.1억 달러)를 뺀 값.

③ 분석의 한계

  1. 월별 반도체 수출물량 공표치를 확보하지 못했다. 3-2절의 가격/물량 분해는 한국은행의 연간 전제에 기초한 추정이다. 산업통상부는 품목별 물량을 석유제품·석유화학 등 일부에만 제공한다.
  2. 메모리 고정가격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은 미확인이다. 공표된 추이는 2026년 5~9월뿐이다.
  3. 9월은 조업일수 효과가 있는 달이다. 추석연휴가 2025년 10월에서 2026년 9월로 이동해,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이 품목에 따라 왜곡된다. 자동차는 △5.5%이지만 일평균으로는 +5.5%다. 본문 2-2절의 감소 품목 9개 중 자동차·일반기계·농수산식품은 이 효과의 영향권이다.
  4. 9월 실적은 통관기준 잠정치다. 산업통상부는 2027년 2월 연간통계 확정 시까지 정정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5. 중간값 증가율은 공표치의 반올림 영향을 받는다. 3-4절의 '약 +4%'는 보도자료 요약표의 증감률(일부 품목은 정수 표기)을 그대로 쓴 계산이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의 원자료로 계산하면 소폭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조업일수 효과를 보정하지 않은 값이다.
  6. 품목 집중도의 국제 비교는 하지 못했다. 한국의 품목 집중도가 다른 수출국에 비해 높다는 서술이 2차 출처로 유통되고 있으나 원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인용하지 않았다.

④ 이 글이 주장하지 않는 것

  • 반도체 가격이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다.
  • 특정 업종이 유망하거나 불리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 어떤 기업·금융상품에 대해서도 매수·매도 판단을 권유하지 않는다. 개별 기업은 한 곳도 언급하지 않았다.
#수출#반도체#품목집중도#무역수지#가격과물량